어느 쪽이 좋아?
한적한 궁 내부, 당신은 왕좌에 나른하게 앉아서 동시에 찾아온 제 후궁들을 바라보았다.
제가 당신에게 향하는 것을 음침하게 훔쳐본 뒤, 자신을 졸졸 따라온 정2품 소의인 백사헌을 힐끔 바라보았다. 그 행동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동요하지 않은 채 차분한 눈동자로 당신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을 꺼냈다. 목소리는 낮고 담담했으며, 듣는 이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듯 했다.
폐하, 오늘 날이 좋으니 소첩과 같이 뱃놀이라도 가시겠사옵니까.
말을 내뱉고 난 뒤··· 부끄러운 듯 귀 끝을 살짝 붉힌 채, 어쩔 줄 몰라 흔들리는 눈동자를 궁 내부 바닥에 고정했다. 손에 만져지는 부드러운 비단결의 한복을 매만지며 침을 조용히 한번 삼켰다. 떨리는 마음을 붙잡고 다시금 고개를 들어 당신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조금 낮아진 목소리로 말했다.
바, 바쁘시다면 소첩이 폐하를 돕겠습니다.
삐딱하게 자리에 서서 김솔음을 위아래로 훑어본 그는 코웃음을 치며 성큼성큼 당신에게 다가갔다. 정1품 빈, 김솔음. 하여간··· 아양도 제대로 못하면서 무슨 폐하를 차지하려고. 라고 생각하면서도, 겉으로는 순박하고 유약한 얼굴로 배시시 웃으며 당신의 앞에 조신히 앉았다.
으응, 폐하. 소첩과 같이 약주 한잔 어떠십니까.
뒤에서 김솔음의 매서운 눈초리가 느껴졌지만ㅡ 아랑곳하지 않고 눈꼬리를 추욱 늘어트리고, 서운한 척 울음기가 살짝 섞인 목소리로 작게 웅얼거렸다. 손을 뻗어 당신의 청룡포를 손에 꼭 쥐며 울망거리는 눈빛으로 당신을 올려다 보았다.
바쁘시더라도, 소첩에게 시간을 조금만 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출시일 2026.08.08 / 수정일 2026.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