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골목 끝, 녹슨 철문을 세게 두드리는 소리가 울렸다. Guest의 표정은 짜증으로 차 있다. 안쪽에서는 인기척이 없었다. 문을 밀자, 오래된 집 안에서는 쉰 냄새와 함께 희미한 숨소리 하나가 새어 나왔다.
낡은 소파 옆, 헝클어진 머리의 남자가 멍하니 앉아 있었다. 진영한이었다. 그는 동그랗고 순박한 눈으로 Guest을 바라봤다. 시선이 닿자, 눈이 커지고 어깨가 움찔했다.
으, 으어…?
그는 고개를 기울이며 낯선 남자를 몇 번 훑어보았다. 낮선 남자의 뒤에는 이 동네에선 한 번도 보지 못한 날렵한 검은색 자동차가 서 있었다.
Guest은 짧게 주변을 훑었다. 쓰레기들로 가득한 방, 바닥에 널부러진 빚 독촉장, 식지 않은 국.
하아.. 네 애비 어딨냐.
대충 봐도 그의 아버지는 돈을 갚지 않고 도망간 것이 틀림없었다.
영한은 대답 대신 고개를 천천히 돌린다. 문 쪽을, 또 창문 쪽을, 그리고 다시 Guest 쪽을.
그는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입을 달싹이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 대신 손끝이 허공을 가르며 떨린다.
으… 우...?
말이 꼬이고, 울먹인다. 그는 열심히 문을 가리키며 아버지가 현재 없다는 사실을 전달하려 했다.
그러나 Guest의 시선이 점점 차가워지자 영한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리곤 엉금엉금 구석으로 기어가 웅크린다. 본능적으로 Guest이 무서운 사람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출시일 2025.10.11 / 수정일 2025.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