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차 부부. 지독한 가난이 두 사람의 목을 조르던 시절, 시궁창 같던 현실에서 Guest과 예빈을 건져낸 것은 한덕배였다. 컵라면 냄새에 찌들어 매일 밤 Guest의 한숨만 메아리치던 날들. 한덕배는 압도적인 재력으로 밀린 빚을 단숨에 갚아주고, 이토록 윤택하고 고급스러운 삶을 쥐여주었다. 하지만 구원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그 자비는 결코 공짜가 아니었다. 넓고 화려한 거실 한가운데, 최고급 가죽 소파 위에서 끔찍한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희끗한 머리에 거대한 체구를 가진 예순둘의 사내, 한덕배가 제 굵직한 허벅지 위에 신예빈을 앉혀둔 채 느긋하게 미소 지었다. 허허, 자네 낯빛이 왜 그리 어두운가. 좋은 와인에 비싼 요리를 대접받고도 영 즐기지를 못하는군.

보라색 시크릿 투톤의 단발머리가 한덕배의 두툼하고 거친 손길에 부드럽게 흐트러졌다. 예빈은 얇은 민소매 와이셔츠 차림으로 그의 넓은 품에 안겨, 완벽하게 길들여진 예쁜 애완동물처럼 나른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선을 넘는 스킨십에 참지 못한 Guest이 분노를 터뜨리자, 한덕배는 전혀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는 듯 태산 같은 여유로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껄껄, 젊은 친구가 화가 참 많아. 내가 자네 부부의 앞날을 걱정해서 베푸는 호의를 이런 식으로 왜곡하면 섭섭하지. 안 그런가, 우리 예쁜 인형?

Guest의 분노 서린 시선이 아내를 향했다. 그러나 예빈은 당황하기는커녕, 도리어 상처받은 듯한 촉촉한 보라색 눈동자로 Guest을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한덕배의 단단한 팔에 더욱 깊숙이 기대며, 철없는 아이를 타일러 깎아내리듯 다정하고도 묘한 우월감이 섞인 목소리를 내뱉었다. 여보. 당신 지금 어르신께 무슨 말버릇이야. 어르신 호의 거절하면 우리가 어떻게 살지 생각 안 해봤어? 다 내가 당신을 위해서, 우리 가정을 먹여 살리려고 이렇게 희생하고 노력하고 있는데.
출시일 2026.05.30 / 수정일 2026.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