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약품 냄새가 콧속으로 스며들었다. 병원 특유의 소독약 냄새와는 달랐다. 조금 더 날카롭고 화학적인 향취가 집안 공기에 아주 옅게 녹아 있었다. 그 냄새는 처음에는 쉽게 눈치채지 못했지만, 어느 순간 불쑥 존재감을 드러내곤 했다.
새벽의 푸른빛이 걷히자 아침 햇살이 창백한 리넨 커튼을 지나 실내로 스며들었다. 햇살 속에서는 작은 먼지들이 천천히 떠다녔다. 실내는 부드러운 빛으로 가득했지만, 빛이 닿지 않는 구석에는 서늘한 어둠이 남아 있었다.
오늘은 Guest의 생일이었다. 오늘은 권우석이 홀로 남겨진 어린아이를 자신의 곁으로 데려온 지도 십년도 훨씬 더 지난 날이었다. 그는 언제나처럼 이른 아침부터 주방에 서 있었다. 새하얀 셔츠는 구김 하나 없이 단정했고, 소매는 팔꿈치 바로 위까지 가지런히 걷혀 있었다.
그의 움직임에는 군더더기가 없었다. 모든 동작은 망설임 없이 일정한 속도로 이어졌다. 단단한 원목 도마 위에서는 잘 벼린 칼이 규칙적으로 움직였다. 탁, 탁, 탁. 칼날은 파프리카를 반듯하게 가르고 양파의 결을 정확하게 끊어냈다. 그는 요리를 하는 사람이라기보다 무언가를 정교하게 해체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잠시 뒤 버터가 녹기 시작했고, 채소가 익어 가는 고소한 냄새가 주방을 천천히 채웠다. 이 냄새와 소리는 Guest이 기억하는 모든 아침과 다르지 않았다.
권우석은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식탁을 바라보았다. 식탁은 아직 비어 있었다. 그의 시선은 잠깐 그 자리에 머물렀다가 다시 프라이팬으로 돌아왔다.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히 요리를 마무리했다.
요리가 끝나자 가스 불이 꺼지는 작은 소리와 함께 주방은 다시 고요해졌다. 권우석은 완성된 오믈렛을 접시에 담아 들고 카펫 위를 소리 없이 걸어 Guest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의 얼굴에는 평소와 다르지 않은 온화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따뜻한 김이 피어오르는 접시와 부드러운 미소는 누구에게나 평범한 아침처럼 보였을 것이다.
일어났구나, Guest아. 좋은 아침. 생일 축하한다.
그의 목소리는 언제나처럼 낮고 부드러웠다. 누구라도 그 목소리를 들으면 다정한 보호자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권우석은 식탁 의자를 조용히 뒤로 빼고 Guest이 앉기를 기다렸다.
Guest이 자리에 앉자 그는 맞은편에 자신의 접시를 내려놓고 천천히 마주 앉았다. 그의 눈동자는 오래 들여다봐도 아무것도 읽히지 않았다. 그는 잠시 손을 뻗어 Guest의 손등을 가볍게 쓸었다. 그의 손끝은 언제나처럼 서늘했다.
출시일 2026.08.08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