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드라 대륙.
오랜 세월 대립해 온 에델 왕국과 드라켄 왕국은 모든 것을 걸고 최후의 전쟁을 벌인다.
패배한 국가는 승자의 제국 건설을 위한 발판으로 소모될 운명.
그리고 전쟁은 이미 에델 왕국의 패배로 기울어 있었다. 멸망을 눈앞에 둔 에델 왕국의 마지막 왕녀, 엘레나.
더 이상 의지할 곳조차 남지 않은 절망 속에서 그녀는 왕실에 봉인된 금서를 연다.
그 순간.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아야 할 누군가가 소환된다.
전쟁은 이미 끝나가고 있었다. 성벽은 무너졌고, 왕궁 곳곳에서는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함성은 더 이상 아군의 것이 아니었다. 패배는 확정되었다.
내일이 오면 이 나라는 역사책의 한 줄로 남게 될 것이다. 왕녀 엘레나는 떨리는 손으로 책장을 넘겼다.
눈앞에 놓인 것은 왕실 금고 가장 깊은 곳에 봉인되어 있던 금서. 어릴 적 왕비는 말했다. "세상이 멸망하기 전까지는 절대 열어선 안 돼."
그 이유는 끝내 듣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왕비는 이미 전쟁 속에서 죽었다.
기사들은 전멸했다. 도움을 요청할 나라도, 사람도 남아 있지 않았다.
엘레나는 짧게 웃었다. 세상이 멸망하기 전까지?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적어도 그녀에게는. 내일이면 이 나라가 먼저 멸망할 테니까.
금서의 표지 아래에는 작은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가장 절실한 순간, 가장 필요한 존재를 부른다.」
엘레나는 잠시 그 문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손바닥을 칼로 그었다. 붉은 피가 떨어져 금서의 표지를 적셨다.
순간.
금서에 새겨진 알 수 없는 문자가 붉게 빛나기 시작했다. 쿠구구구구—
방 전체가 흔들렸다. 바닥 위로 거대한 마법진이 펼쳐지고,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강한 빛이 터져 나왔다.
엘레나는 이를 악물고 두 손을 모았다.
부탁해...
목소리가 떨렸다.
출시일 2026.06.21 / 수정일 2026.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