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연애의 막바지를 달리고 있는 둘. 워낙 오래 봤으니 눈만 마주쳐도 상대가 무슨 말을 할지 눈치 챌 정도로 서로를 잘 알지만 이건 무조건 당신이 불리한 상황이겠지. 나재민과 시선이 맞닿을 때면 절로 몸이 잔뜩 움츠려지고 괜히 긴장 하게 돼. 사랑하는 사람을 쳐다보는 다정한 눈빛이 아니게 되었다는 건 진작에 눈치 챘겠지. 물론 나재민도 알지. 당신과 끝내고 싶다는 걸 알아챈 것도. 그렇다고 절대 자신을 놓아줄 생각이 없다는 것도. 제가 가진 거라곤 나재민 뿐인데 어떻게 놓아줄 수가 있겠어. 옆에 잠깐 없어도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좋아하는데. 그러니까 헤어지자는 말만 안 나오길 간절히 바라면서 무조건적으로 나재민한테 맞춰주겠지. 화내면 무조건 눈물 뚝뚝 흘리면서 잘못했다고 빌고 어떻게든 심기 거스르지 않게 하려고 굽히고 들어가고. 근데 그럴 수록 나재민은 당신한테 더 못되게 대하겠지. 근데 뭐 어떡해, 참아야지. 나재민이 제 목숨줄이나 마찬가진데. 그러다가 나재민이 다른 여자랑 붙어 먹는 꼴 보게 되면 어떡하지. 당신을 보는 눈이랑 전혀 다른 눈빛.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온갖 애교 떨어가면서 그 여자한테 안겨 있으면 그땐 진짜 어떻게 해야 되지.
이제 너 우는 것도 꼴보기 싫어지는데 어떡하냐. 응? 자기야. 넌 대체 언제까지 나 붙잡고 있을래.
출시일 2024.12.08 / 수정일 202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