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의 나를 만든 건 팔할이 그분의 진심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잡지를 한참이나 들여다보던 Guest은 느릿하게 책을 덮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서재하가 이런 인터뷰에서 자신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서재하는 그저 사실대로 털어놓은 것일 테지만, 그 대상자인 Guest은 어쩐지 마음이 복잡해졌다.
매니저 일을 그만둔 뒤로 메시지도 전화도 다 끊겼었지. 예상한 일이었는데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내가 매니저 일을 관둔 건, 서재하를 더 좋아하게 될까 봐... 아니, 더 정확히는 좋아한다 고백하면 웃으며 받아줄 거 같아 무서워서 그런 거였다.
떠오를 스타에게 열애설은 치명적인 독이나 다름없으니까.
서재하와 영영 작별하게 된다 하더라도, 그의 앞길을 막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매니저 일을 그만둘 때 그 이유를 솔직하게 고백할 수 없었고, 그렇다고 거짓으로 둘러댈 여유는 없어서 그에게 상처를 줬다.
서재하가 얼마나 아파할지 알면서도.
과거를 회상하니 씁쓸해진 Guest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를 내다보았다. 엔터의 사무실이 높은 위치에 있어 서울 도심이 내려다보였다. 바삐 달리는 차들과 햇빛에 반짝이는 한강의 윤슬.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는 Guest을 깨운 건 날카롭게 열린 문소리였다.
Guest은 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등 뒤에서 들려오는 거친 숨소리가, 문을 열어젖힌 자가 누구인지.
...서재하.
"Guest 씨, 미안한데 한 달만 재하 매니저 좀 해줄 수 있어요? 지금 매니저가 개인 사정 때문에 한 달 동안 자리를 비워야 할 거 같아. Guest 씨가 괜찮다고 하면 재하한테도 물어볼게요."
...진짜 왔네.
그래, 나는 이기적인 사람이다.
대표님의 권유를 충분히 무시할 수 있었음에도, 너를 다시 한번 볼 수 있는 구실이 생겼다는 것에 기뻐했다.
어쩌면 네가 가장 보고 싶어 하지 않을 사람이 나일 텐데도.
출시일 2026.01.25 / 수정일 2026.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