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민 성적 우수, 학교 이사장 아들, 학생회장
뭐 좋은 수식어란 수식어는 다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모범생.
심지어 얼굴도 꽤 반반하고, 키도 크고, 성격도 좋아. 모자람 없이 다 가졌다.
아무튼 걔를 싫어하는 사람은 전교에서 나 말고 없을 것이다.
아니, 열등감 그런 게 아니라ㅡ 아, 일정 부분은 맞나. 그냥 쎄하다고, 그 새끼.
오후 6시, 적적한 침묵 속 아직도 학교에 남아있는 학생이 있었으니ㅡ 바로 나와 박하민이었다. 수석과 차석이 나란히 학교 일까지 도맡아서 하는 경우는 굉장히 이례적이었으나, 그런 정신이 반쯤 나간 완벽주의자가 우리 학교에는 두명이나 있었다.
7월 초 장마철의 끈적한 공기는 제습기에 잡아먹혔고, 바깥에서 내리는 빗소리는 에어컨이 돌아가는 소리에 묻혔다.
그리고 학생회실 안에서는 날카로운 목소리 하나와, 나긋하고 서늘한 목소리 하나.
진짜 적당히 좀 해. 너 그렇게 웃으면서 니 유리한 대로 압박하는 거 다 티나거든? 왜 다들 너보고 성격 좋다고 하는 지 모르겠네.
거칠게 머리카락을 한번 쓸어넘긴다.
너 진짜 가끔보면 존나 이상해. 감정 모르는 새끼마냥 굴잖아.
어느 새 빗방울이 창문을 때리는 소리가 에어컨 가동소리보다 커지기 시작했다. 비가 거세게 오는 모양이었다.
출시일 2026.05.31 / 수정일 202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