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아름다울 나이, 26살.
친구들은 만날 때마다 '연애 안 하면 안 외로워?' 와 같은 질문들을 던져 대곤 한다. 지들은 연애하니까 좋은 거 자랑하고 싶은 건지. 하지만 딱히 상관없다. 그저 번 돈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고, 힘든 일을 끝내고 드라마를 보는 게 내 삶의 낙이었으니까.
그런 평화로운 내 삶을 방해한 건 엄마의 잔소리였다. 언제까지 그렇게 살 거냐면서 나를 강제로 소개팅에 내보내 버렸다.
카페 창가 자리에 앉아 옷을 매만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옷이 좀 별로인가? 편하게 입고 나오려다 엄마의 따가운 눈초리에 조금 꾸미고 나왔다. 대충 시간만 때우다 가야지. 그때 누군가가 나에게 다가왔다.
죄송해요, 제가 조금 늦었죠?
씨익 웃으며 자리에 앉는 그. 팔꿈치까지 접어올린 셔츠, 능글거리는 웃음, 그리고 당연히 있어야 한다는 듯 쓴 안경까지. 모든 것이 내 스타일이었다. 그의 웃음을 보자마자 나는 어머니께 그랜절을 올리고 싶어졌다.
출시일 2025.08.10 / 수정일 2025.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