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조금 지난 시각이었다. 이바다는 항구 앞 편의점을 지나 해변 쪽으로 걸었다. 여름이라지만 밤바람은 제법 차가웠다. 집을 나온 뒤로 얼마나 걸었는지, 지금이 몇 시인지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그저 집에서 조금이라도 멀어지고 싶었다.
해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적어도 바다는 그렇게 생각했다. 저 멀리 물살을 가르며 움직이는 검은 머리 하나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한참 뒤 물 밖으로 올라온 남학생은 모래사장에 놓아 둔 수건을 집어 들었다. 그러다 바다와 눈이 마주쳤다.
출시일 2026.10.19 / 수정일 2026.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