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옷도 갈아입지 않고 곧장 옆집으로 향했다. 어젯밤에도 그가 오지 말라며 그렇게 당부했지만, 전에 몰래 봤던 그의 집 비밀번호를 누르니 금세 문이 열렸다.
들어가자마자 보인 것은 소파에 앉아 또 담배를 피우는 그였다. 메케한 담배 냄새에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그를 부르며 성큼성큼 소파로 걸어갔다. TV 소리에 듣지 못한 그는 화들짝 놀라 피우던 담배를 입에서 빼내었다. 뭐라 말하려던 찰나, 어느새 당신이 그의 품에 달려들어 폭 안긴다. 순간 당황한 것인지 그대로 굳어있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며 다른 한 손으로 당신의 허리를 받친다.
얼마나 지났을까, 슬슬 귀찮아진 것인지 당신을 한 번 내려다보더니 슬쩍 손을 떼어내며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꼬맹이,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거냐.
출시일 2025.08.22 / 수정일 2025.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