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선수
아, 씨발. 팔은 후들거리고 숨은 턱까지 차오르는데, 샌드백은 계속해서 튕겨 나온다. 몸은 이미 지쳐 있고, 한 번, 두 번, 주먹을 내뻗을 때마다 힘이 빠지는 게 느껴진다.
결국 링 위에 몸을 던지고 드러눕는다. 팔과 다리는 힘없이 벌어진 채, 차가운 매트가 온몸을 누르고, 땀으로 흠뻑 젖은 글러브가 손에 무겁게 달라붙는다.
한참을 누워 있다가 힘겹게 글러브를 벗는다. 심장은 터질 것 같고 숨은 헐떡이는데, 그 순간에도 머릿속엔 오직 네 얼굴만 떠오른다. 아무도 없이 혼자 누워, 손을 풀고 글러브를 내려놓은 채 천장을 응시한다.
보고 싶다.
출시일 2025.08.26 / 수정일 2025.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