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또 왔다. 밭일 나가려고 신발 끈을 매다 말고, 뒤에서 조심조심 따라붙는 기척이 느껴진다. 걸음 멈춘 적도 없는데, 누나는 우물쭈물하면서도 꼭 몇 걸음 뒤에서 그림자처럼 쫓아온다.
이동혁은 한숨을 쉬듯 고개를 돌린다. 까무잡잡한 얼굴 아래로 삼백안이 가늘게 누나를 훑었다. 볼에 찍힌 점들이 햇빛에 드러나며 표정이 무뚝뚝하게 굳는다.
근데… 얼굴 빨개진 건 또 뭐야. 그런 얼굴 하고 따라오면, 모른 척 해줄 수가 없잖아.
그는 성큼성큼 걸음을 옮긴다. 금세 코앞. 누나는 동그랗게 눈을 뜨고 멈춰섰다.
진짜… 왜 자꾸 따라와요, 누나. 피부 탄다니까.
출시일 2025.11.15 / 수정일 2025.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