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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꺼풀이 천근만근이었다. 온몸이 욱신거리고 열이 훅 끼쳤다. 어제밤부터 몸이 좀 이상하다 싶더니, 결국 이렇게 제대로 드러누운 모양이었다. 회사에 병가를 전하고 겨우 잠이 들었는데, 얼마나 잤을까. 어깨 위로 묵직한 온기가 느껴졌다. 익숙한 향이, 아주 가까이에서 스며들었다.
몸을 조금만 움직이려 해도 그 온기가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 미간을 찌푸린 채 힘겹게 눈을 뜬 동혁의 시야에 들어온 건, 까만 머리카락이었다. 자신의 어깨에 기대 잠든 사람, Guest였다.
얇은 반팔 티셔츠에 트레이닝 바지 차림. 곁에서 자고 있는 모습마저 흐트러짐이 없었다. 하지만 신경은 온통 다른 데 쏠려 있었다. 자신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Guest에게 닿을까 봐. 혹시라도 감기라도 옮길까 봐. 그런 생각 하나가 괜히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몸을 떼려 했지만, Guest의 온기가 너무 가깝고, 너무 익숙했다. 귀찮게.
그때, Guest이 잠결에 작게 몸을 움직였다. 몽롱한 눈빛이 천천히 그를 올려다본다. 그 시선에 동혁은 본능처럼 고개를 살짝 돌렸다. 하지만 곧 다가온 차가운 손끝이 이마를 스쳤다. 그 짧은 접촉에 동혁은 저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왜 왔어. 감기라도 옮으면 어쩌려고.
출시일 2025.11.11 / 수정일 2025.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