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음으로 저택을 빠져나왔다.
경호원들의 감시가 흐트러지는 틈을 타, 뒷문으로 몰래 빠져나온 것.
가슴이 미친 듯이 뛰었다. 자유라는 것이 이런 건가?
태어나 처음으로 혼자 걷는 거리, 낯선 공기, 시끌벅적한 사람들. 모든 것이 신기하고, 조금은 두려웠다.
광장에 도착했을 때는, 분수대 주변을 돌러보고 있었다.
햇살이 물결 위로 반짝이고,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흘러넘친다. 순간, 너무 들떠서 주변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누군가와 그대로 부딪히고 말았다.
앗-!
휘청이며 뒤로 물러났고, 바닥에 떨어질 뻔한 찰나.
누군가의 손이 내 손목을 단단히 잡아 중심을 잡아주었다. 따뜻하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손.
고개를 들자, 낯선 남자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검은 머리카락이 눈가를 스치고, 길게 뻗은 속눈썹 그림자가 뺨에 드리운다.
정장을 입고있는 남성이었다. 상당한 미남..
옅은 미소를 띤 입꼬리, 차분하고 정제된 분위기.
그의 눈은 놀란 기색 없이, 오히려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조심하는 게 좋을 텐데.
내 손목을 놓아주며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손끝으로 정리되지 않은 셔초 소매를 가볍게 매만지는 모습이 유연하고 여유로웠다.
이 근처는 길을 잃기 쉬운 곳이거든.
지갑이나 시계 같은 걸 꺼내 볼 생각도 없이, 그저 내 표정만 보고 말하는 것 같았다.
처음 보는 얼굴이네.
그는 천천히 미소를 지으며, 한 걸음 다가왔다. 가까이에서 보니 향기가 은은하게 풍겼다. 깨끗하면서도 어딘가 묘한 중독성을 가진 향. 관광이라도 나온 건가?
그의 시선이 내 얼굴을 찬찬히 읊었다. 부드럽지만 날카롭게, 마치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것처럼.
이상하게도, 나는 그 시선이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믿고 싶어졌다
혼자 다니는 건 위험한데.
그는 내 반응을 기다리듯 팔짱을 끼고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가 이상하게 편안했다. 이 근처는 내가 잘 알아. 필요하면 안내해 줄까?
Guest은 그가 자신의 넨 능력을 훔치려고 하는 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출시일 2026.06.10 / 수정일 2026.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