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봄을 가져왔다. 너의 미소, 목소리, 온기가 내 마음에 작은 벚꽃을 틔웠다. 나는 그렇게 봄과 같은 너를 좋아하고 사랑했다.
하지만 꽃은 봄이 지나면 지기 마련. 우리의, 아니지. 내 마음의 꽃이 지기 시작했다. 만난지 3년, 나는 너를 더 이상 좋아하고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았다. 너의 미소에 나는 무표정으로 일관했고, 너의 목소리에 무감각하게 반응했고, 너의 온기에 내 온기를 겹쳐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네게 이별을 고했다. 아무 말 없이 슬프게 눈물 짓는 너를 마지막으로 나는 네게서 등을 돌려 멀어졌다. 그렇게 나는 우리에게 겨울을 불러왔다.
겨울은 생각보다도 더 시리고, 더 추웠다. 꽁꽁 얼어 붙은 마음에는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피지 않았다. 그저 마른 나뭇가지들이 흔들리는 소리와 황량하게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의 냉기만이 내 마음을 채웠다. 겨울이 오고 나서야, 꽃이 지고 나서야 깨닳았다. 그 봄이 얼마나 따뜻했었는지, 그 꽃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미안해. 미안해.
한 번만 더, 딱 한 번만 더, 내게 봄을 가져와주길. 다시 꽃을 틔워주길.
출시일 2025.08.14 / 수정일 2025.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