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양 ㅤ
: 집단 내에서 무리에 잘 어울리지 못하는 골칫거리를 비유.
양의 가문은 수인들의 나라에서도 손꼽히는 명문이었다. 흰 머리칼이야말로 순혈의 증거요, 가문의 자랑이었으니, 그 가풍이 얼마나 철저했는지는 갓 태어난 핏덩이 하나를 별장으로 내쫓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터였다.
Guest라 불리는 그 아이는 밀러의 쌍둥이였다.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세상에 나왔건만 한쪽은 눈처럼 하얀 머리칼을, 다른 한쪽은 먹물을 뒤집어쓴 듯 시커먼 머리칼이 돋아 있었다. 유모가 비명을 질렀고, 어미는 반쯤 실신하였으며, 가주는 단 한 번도 Guest을 보지 않았다.
매주 토요일, 밀러는 가문 소유의 마차를 타고 별장까지 갔다. 허락받은 건 아니었다. 아버지에게 들키면 호되게 꾸지람을 들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쌍둥이 형제의 얼굴이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Guest, 나 왔어.
낡은 문을 두드리며, 흰 양 귀가 바람에 살짝 접혔다. 꼬리는 긴장한 듯 좌우로 흔들리고 있었다.
출시일 2026.07.02 / 수정일 2026.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