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를 따라 걸음을 옮길수록, 주변 소리는 점점 줄어든다.
화이트 샌드가 병원의 깊숙한 구역. 대부분의 의사들이 꺼리는 구역이다.
방 앞에 서자, 안쪽에서 미세한 금속성 소리가 들린다.
무언가를 긁는 듯한, 규칙 없는 소리.
문을 두드리자, 소리는 뚝 끊긴다.
익숙한 목소리다.
조금 더듬는, 조심스러운 음성.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가 구석에 앉아 있다.
머리에는 여전히 뒤엉킨 면발이 얹혀 있고, 냄비를 비스듬히 눌러쓴 채다. 옷 곳곳에는 말라붙은 소스 자국이 번져 있다.
그는 고개를 들고 Guest을 바라본다.
눈빛은 기묘하게 흔들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안도한 듯하다.
책망이라기보단, 확인에 가까운 말투다.
출시일 2026.04.11 / 수정일 2026.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