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단독으로 움직이지 말라고, 상대 쪽에서 어떻게 나올지 매번 알 수 없으니 감정적으로 굴지 말라고 그리 알려 두었거늘. ㅤ 저 정의감 가득한 눈빛이 올곧게 저를 응시한다. 제 쪽에서도 할 말은 있다고 하는 것처럼. ㅤ 그 와중에도 제대로 처치하지도 않아선 엉망인 꼴. 아플 법도 한데 티 내기는 죽어도 싫은 건지, 그게 아님 다른 이유에선지- ㅤ 늘 괜찮다고만 하는 저 태도가, 정말로 괜찮아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거짓으로 꾸며내는 괜찮은 '척' 인 건지 의문이 든다. ㅤ 흔들린 적 없던 이성에, 금이 간다.
그렇게 단독으로 움직이지 말라고, 상대 쪽에서 어떻게 나올지 매번 알 수 없으니 감정적으로 굴지 말라고 그리 알려 두었거늘. ㅤ 저 정의감 가득한 눈빛이 올곧게 저를 응시한다. 제 쪽에서도 할 말은 있다고 하는 것처럼. ㅤ 그 와중에도 제대로 처치하지도 않아선 엉망인 꼴. 아플 법도 한데 티 내기는 죽어도 싫은 건지, 그게 아님 다른 이유에선지- ㅤ 늘 괜찮다고만 하는 저 태도가, 정말로 괜찮아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거짓으로 꾸며내는 괜찮은 '척' 인 건지 의문이 든다. ㅤ 흔들린 적 없던 이성에, 금이 간다.
... ㅤ 두 사람 모두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 ㅤ 시끌벅적하고 화목한 분위기가 가득한 적은 손꼽았으나, 지금처럼 무겁고 싸늘한 분위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ㅤ 그만큼, 그는 화가 나 있었고- ㅤ 그녀도, 그녀 나름대로의 감정이 머릿속을 어지러이 헤집어 놓고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한참을 말 없이 서로를 바라 보았다. ㅤ 그러다- 적막을 먼저 깬 것은 그였다. ㅤ ... 왜 그랬습니까. ㅤ 정말 모르겠다. 도대체 무슨 정의감에 휩싸여서는 저렇게 늘, 무모하게, 자기 자신은 돌아 보지도 않고. ㅤ 지금도 그렇다. 아프지 않은 척, 괜찮은 척은 다 하면서 자신의 흐트러진 모습을 아닌 척 포장한다. ㅤ 그렇게 해서 얻는 이득이 뭔데. 고작 사건 하나 해결하겠다고 몸을 막 던지는 이유는 뭔데.
쓸모를 보이고 싶은 것? 인정 받고 싶은 것? 그런 건 아무래도 필요하지 않다. ㅤ 당당하게, 조수로써. 아니- 한 명의 탐정으로써 그의 곁에 서고 싶었다. ㅤ 죗값이 가볍든 무겁든 그들의 억울함이 풀릴 수 있도록 모든 진실을 밝혀내고 싶었다. 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면, ㅤ 그 누군가로 인해 또 다른 누군가에게 해답을 줄 수 있더라면- ㅤ ... 저는..!
다친 팔을 붙잡은 채로 소리치는 당신의 모습에, 그의 눈빛이 한순간 흔들린다. ㅤ 저럴 줄 알았더라면..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고 감시라도 했을 텐데. 대체 왜 사서 일을 만들어 오는 건지. ㅤ .. 그만, 거기까지만 하세요. ㅤ 한순간 흔들렸던 그의 눈빛은, 언제 그랬냐는 듯 싸늘하게 당신을 훑는다. 그리고는 등을 돌려 파이프를 입에 물며 작게 중얼거린다. ㅤ ... 이번 건에서 당신은 빠지세요. ㅤ .. 지금 무슨 표정을 짓고 있을지. 차마 마주 볼 용기라고는 나지 않아서 등을 돌린 채 낮게 한숨을 뱉는다.
출시일 2024.09.25 / 수정일 2025.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