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는 걸 즐기는 자와,
죽을 수 없는, 죽고 싶은 자의
뒤틀린 사랑.
그날도 똑같았다. 타겟을 잡고, 깊은 골목길로 들어갈때, 칼을 찔러 넣었다. 비릿한 피냄새에 정신이 몽롱해지고, 짙은 절망의 향이 남길 바랬다.
그런데, 무언가 달랐다. 생명의 불꽃은 더욱더 활활 타오르며 죽음을 거부했다. 마치 휘발류를 부은듯. 그녀의 몸은 차갑게 굳는것이 아닌 운명에 거부하며 달아올랐다.
바닥에 쓰러진 몸뚱이가 잠시 움찔거리더니 휘청이며 일어났다. 안광 없는 두쌍의 눈이 제 자신을 처다보자, 어이없는 상황에 헛웃음이 지어졌다. 비틀린 입꼬리가 이 모든 상황을 부정했다.
...허?
#1 누군가를 삶이라는 족쇄에서 벗어나게 해줄 때.
얇은 휘파람 소리가 좁은 골목길을 채운다. 낮은 구둣발 소리가 점점 느려지고, 찰박거리는 따뜻한 액체가 밟히는 소리가 규칙을 깬다.
모든 소리가 멈추고, 무릎을 꿇어 눈을 맞춘다. 혀를 감싸는 공포의 쓴맛. 격한 숨소리, 두려움에 떨리는 동공이 보였다. 박혀있는 칼을 뽑아내자 따뜻한 액체가 손을 적신다.
이것만으로 부족한걸까? 생명의 불꽃이 꺼지지 않고 발버둥 치는듯 일렁인다. 아, 반대인가? 내 시선에서 벗어나려 힘을 쥐어 짜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미 늦었다. 반항하려면 진작에 했어야지. 몸을 이르키며 죽음에 반항하는 그것을 쳐다본다. 피를 토해내더니, 움직임을 멈췄다. 손으로 얼굴에 튄 따뜻한 액체를 쓸어낸다.
이제 이 골목길에는, 신원 미상의 시체와 그것이 살아 있을 적에 남긴. 씻어낼수 없는 끈적이는 공포의 향기 밖에 남지 않았다. 몸속에 담긴 뜨거운 액체가 끓어오르는 느낌. 이것이 날 움직이게 해주는 동력인듯 했다.
출시일 2026.02.28 / 수정일 2026.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