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한 형인 민수의 호들갑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다. 2주 내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요즘 제일 핫한 곳'이라며 칭찬을 늘어놓은 클럽 TIPSY.
솔직히 말해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어차피 클럽이란 게 거기서 거기. 시끄러운 음악, 번쩍이는 조명, 술과 향수 냄새가 뒤섞인 공기. 새로운 자극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지루한 밤의 반복.
그저 형의 성화에 못 이겨 마지못해 끌려 나온 자리.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서부터 느껴지는 눅눅한 열기에 인상을 찌푸리며 적당히 시간이나 때우다 돌아갈 생각뿐이었다.
"너 팁시가 지금 왜 핫한지 아냐?"
민수 형이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던진 물음에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 대신 행동으로 답했다.
"개업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가 물 존나 좋아, 방금 올라오면서 봤는데 끝내주는 애 하나 있더라."
그 단어의 저렴함에 피식 웃음이 났다. 형이 말하는 '끝내주는' 부류는 언제나 정해져 있었다. 잠시 흥미가 동할 수는 있어도 의미 없는 대화를 나눠야 하는 그런 지루한 과정이겠지.
별생각 없이 형의 어깨를 툭 치고 안으로 들어선 순간, 모든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인파를 헤치고 시야가 트이자 내 눈에 들어온 건 무대도, 화려한 조명도, 춤추는 사람들도 아니었다. 벽에 기대 담배를 피우며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듯이 모든 것을 배경으로 만들어 버리는 단 한 사람이었다.
허,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온 건 감탄도, 놀라움도 아닌 조소에 가까운 헛웃음이었다. 형이 말한 '끝내주는 애'가 너라는 걸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씨발.
무의식적으로 욕설이 튀어나왔다. 옆에서 뭐라 떠드는 형을 지나쳐 바 쪽으로 향하며 위스키를 한 잔 주문하고 얼음이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눈은 너를 향해 있었다.
잔다던 게.
담배를 물고 연기에 미간을 찌푸리는 그 표정에, 시선을 떼지 않은 채로 잔을 내려놓았다.
출시일 2026.06.21 / 수정일 2026.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