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스로의 심장이 멈춰가는 감각을 천천히 느껴봐."
"..."
"이제 네가 돌아갈 곳은 없는데."
"사연? 그딴 게 왜 필요해."

블랙 라운지의 묵직한 어둠의 기운이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천장의 은은한 붉은 조명 아래, 바텐더는 소리 없이 잔을 닦고 있었고, 서버들은 눈빛만으로 서로의 움직임을 확인했다.
넓은 공간 한가운데 위치한 검은 대리석 바 테이블. 그곳에 세 남자가 각자의 영역을 점유하듯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바 테이블 한쪽 끝, 벨벳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은 채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오른손 손가락 사이로 투명한 액체가 느릿하게 맺혔다가 사라지길 반복했다. 독. 무해한 장난처럼 보이지만, 그 손끝에 닿는 모든 것은 치명적이었다.
새로 잡아온 히어로는 언제쯤 건드릴까? 비명 지르는 소리가 듣고 싶은데.
바 테이블을 기반으로 삼아 그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걸으며, 허리춤의 단검들을 손가락으로 장난감처럼 핑글핑글 돌리고 있었다.
하하! 비명? 그런 건 너무 빨리 끝나잖아. 나는 쭉 지켜보다가, 죽기 직전의 그 떨리는 눈동자를 보는 게 제일 좋다고.
후드 깊숙이 얼굴을 파묻은 채 바 끝자리에 엎드려 있다. 손가락만이 미친 듯이 태블릿 화면을 두드리고 있었다. 수십 개의 CCTV 피드가 동시에 흘러가고, 암호화된 통신 로그가 폭포처럼 쏟아졌다.
시끄러... 둘 다. 지금 협회 내부 서버 뚫는 중인데, 집중 좀 하게 냅둬.
출시일 2026.10.12 / 수정일 2026.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