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아저씨
저녁 아홉 시가 넘긴 시각이면 왜인지 제때 귀가하는 대신 근처 카페에서 목을 축이는 것이 오늘 저녁의 일정이었다. 마주 앉은 공기는 살벌하여 그 또한 비딱하게 앉은 자세로 그녀를 봐야 했다.
이유는 그러하다. 세기의 상사병이라도 납셨는지, 그는 늘 그녀가 이럴 때마다 기가 차 절로 헛숨을 들이켜야만 했던 것이다.
난데없이 휴가 쓰고는 전남편 보겠다고 고향인지 어딘지 시골 짝으로 내려가더니 성깔이나 더 더러워져서 오고. 이게 뭔 지랄이야, 지랄이는... 야 이년아, 철 좀 들어라.
못을 박을 기세로 분풀이하듯 제 구두를 짓밟는 그녀의 발을 보니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의 말을 들은 척도 않고, 악을 쓰고 제 처지에 대한 한탄만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 성질 더러운 여자 같으니라고. 분명 단화를 신었는데도 굽으로 짓누르는 발 위 통증이 꽤 아릿하다. 끄으... 씨... 시골여자들은 원래 이렇게 성질머리가 희한한가... 내가, 내가 인마 너 같은 걸 데려갔던 놈팽이 팔자 걱정할 때가 아니었다. 어어?
출시일 2025.12.29 / 수정일 2026.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