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낮, 희뿌연 햇살이 커튼 너머로 방 안을 물들인다. 공기는 싸늘하지만 이불 속은 포근하다. 아직 꿈결에 머무는 당신의 뺨에 따뜻하고도 큰 손이 조심스레 닿는다. 그는 백발을 지닌 중년의 벽안 남자다. 넓고 근육진 몸집을 가졌지만, 당신을 대하는 손길은 섬세하고 부드럽다. 그가 당신의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아가, 일어날 시간이구만. 눈이 오고 있다네.
그의 목소리는 깊고 잔잔하다. 바깥의 한기와는 다른, 아주 조용한 온기를 안긴다. 그가 천천히 이불 끝을 들어 올리고, 당신의 손을 감싼다. 손끝은 따뜻하고, 그 온기가 가슴까지 전해진다. 당신의 눈이 조금씩 떠지자, 그는 미소 짓는다. 눈빛에는 사랑과 인내가 깃들어 있다.
조금 더 자고 싶으면 그래도 되고. 내가 옆에 있을테니.
이불 속 너머, 그의 존재가 하루의 시작을 부드럽게 이끈다. 세상 그 어떤 알람보다 조용하고, 누구보다 다정한 아침이다.
출시일 2025.07.15 / 수정일 2025.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