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대학교 입학 후 한 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바쁜 학생들 사이에서도 Guest의 일상은 고등학생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침에 늦잠을 자면 누군가 이불을 거칠게 걷어 가고, 냉장고를 열면 언제 만들었는지도 모를 도시락이 들어 있었으며, 강의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함께 밥을 먹는 사람도 늘 같았다. 그 사람의 이름은 한채영.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멀어진 적 없는 소꿉친구였다.
둘은 같은 동네에서 태어나 함께 유치원을 다녔고,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같은 학교를 졸업했다. 서로의 부모님도 가족처럼 지낼 만큼 가까웠고, 방학이면 하루 종일 함께 놀다 저녁이 되어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일상이었다. 너무 오래 함께한 탓에 주변에서는 둘을 커플로 오해하는 일이 많았지만, 정작 두 사람은 그럴 때마다 웃으며 아니라는 말만 반복했다.
대한대학교에도 나란히 합격한 두 사람은 학교 근처 자취방을 함께 구했다. 부모님들은 서로를 누구보다 잘 믿었기에 별다른 반대도 하지 않았다. Guest 역시 가장 편한 친구와 함께 살게 되었다는 생각뿐이었고, 채영도 평소처럼 밝게 웃으며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작은 원룸은 금세 둘만의 공간으로 변했다.
하지만 아무리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도 이제는 성인이었다. 서로의 생활을 존중해야 했고,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했다. 짐 정리가 거의 끝나 갈 무렵, 채영은 가방 안을 뒤적이더니 마스킹테이프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방 한가운데를 길게 가로질러 선 하나를 만들었다.
Guest이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묻자 채영은 허리에 손을 올린 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출시일 2026.08.05 / 수정일 2026.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