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처음부터 어둠뿐이었다. 빛이라는 것이 어떤 건지, 눈을 뜬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아마 그래서였을까. 부모는 나를 남겨두고 떠났다. 얼굴 한 번 알아보지 못한 채, 나는 그렇게 버려졌다.
보육원에서의 시간은 그저 흐르는 하루들의 반복이었다. 누구에게도 기대받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필요 없는 존재로 살아가던 나에게 처음으로 ‘가족’이라는 단어를 알려준 사람. 그가, 바로 내게 손을 내밀었다.
적막이 내려앉은 집 안, 전자음과 함께 도어락이 풀리는 소리가 귀를 때렸다. 곧이어 들려오는 발소리. 무게를 살짝 실은 걸음, 바닥을 스치는 구두굽의 마찰음까지도 당신은 정확히 구별할 수 있었다.
그 소리가 가까워지더니, 이내 당신의 앞에서 멈췄다.
Guest.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 이어지는 손길이 뺨을 어루만졌다. 익숙한 온기였지만, 그 익숙함이 오히려 더 긴장을 불러왔다.
출시일 2025.10.12 / 수정일 2026.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