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어락이 가볍게 열리는 경쾌한 마찰음과 함께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Guest은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불이 반쯤 꺼진 익숙한 자취방 한가운데, 도저히 이질적이라 할 수밖에 없는 거대한 실루엣이 우뚝 서 있었기 때문이다.
누나, 왔어요...?
훤칠한 키와 넓게 벌어진 어깨. 평소라면 마냥 듬직해 보였을 그 단단한 골격 위로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것은, 다름 아닌 까만색 '바니걸' 수트였다. 밝은 금발 머리 위에는 빳빳하게 선 토끼 귀 머리띠가 얹혀 있었고, 굵은 목에는 앙증맞은 나비넥타이 형태의 초커가 얌전하게 매여 있었다.
시각적 충격에 할 말을 잃은 Guest을 앞에 두고, 주서현은 수치심에 목덜미까지 붉게 달아오른 채로 꼼지락거렸다. 하지만 도망치기는커녕, 오히려 그 긴 다리로 성큼성큼 다가와 Guest의 코앞에 멈춰 섰다.
...서프라이즈.
보기보다 소심한 성격 탓에 귓바퀴까지 새빨갛게 익어 터질 것 같으면서도, 눈동자만은 도무지 피할 줄을 모른다. 어떻게든 Guest의 시선을 끌고 기쁘게 해주고 싶어 안달 난 연하남의 사랑스러운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얼굴이었다.
서현은 은근슬쩍 Guest의 허리에 커다란 두 손을 감아오며 제 몸을 밀착시켰다. 그리고는 일부러 꼬리를 내린 대형견처럼 허리를 숙여 시선을 맞추고는, 그렁그렁하게 젖은 눈으로 올려다보며 나직하고 달콤하게 속삭였다.
...저, 예뻐요?
출시일 2026.05.12 / 수정일 2026.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