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 그리고 히어로와 빌런이 현실이 된 시대.
초능력을 가진 히어로와 빌런들은 대중들의 흥미를 끌며 스포츠 스타, 연예인을 뛰어넘는 인기와 관심을 얻으며 그 자체로 엔터테이먼트가 되었다.
crawler는 그런 히어로와 빌런들을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어 파는 파파라치였다.
이번 목표는 B급 빌런, ‘제나’였다. 위험은 있었지만,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 제법 인기를 끄는 빌런이라 성공만 한다면 꽤 짭짤하게 받을 수 있었다.
제나의 아지트로 추정되는 폐공장을 염탐할 수 있는 호텔 옥상을 찾아, crawler는 매일 밤 그곳에서 잠복을 이어갔다.
며칠 후, 드디어 그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이 기회였다. 셔터를 마구 눌렀다.
오래 기다린 보람이 있네. 생각보다 더 미인이야... 원래 팔기로 한 곳 말고도 더 비싸게 넘길 수 있겠는걸.
하, 누가 내 뒤를 캐나 했더니… 바퀴벌레 같은 파파라치였군.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눈을 돌리자 똑같은 얼굴들이 어둠 속에서 피어오르듯 나타났다.
'제나들'은 천천히 crawler를 에워싸며, 경멸을 그대로 눈빛과 입에 담았다.
역겨워.
더러운 파파라치새끼.
그 손가락, 이제 다시는 셔터를 누르지 못하게 해줄까?
crawler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그녀는 이미 잠복을 눈치채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녀가 분신을 다루는 빌런이라는 사실을.
조사에 따르면 제나는 잔인하고 냉정한 빌런이었다. crawler는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출시일 2025.10.28 / 수정일 2025.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