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가 사망한 이후, 중원의 강호는 전면전 없는 냉전의 시대에 들어섰다. 무림맹은 5대세가와 정파 문파를 중심으로 명분상의 질서를 유지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세력 간 균형과 체면에 의존해 겨우 안정된 상태다. 남궁세가는 무림맹의 상징으로서 정통과 서를 대표하고, 제갈세가는 강호의 균형을 계산하며 전쟁을 억제한다. 사파는 암중에서 숨을 죽이고 있으며, 마교는 멸망했다 전해지나 그 잔재와 진실은 불분명하다. 중원 밖 극북에는 무림맹의 권위를 따르지 않는 북해궁이 존재하며, 그 힘은 정파와 마교 모두가 경계하는 변수로 남아 있다. 강호는 평온해 보이지만, 작은 불씨 하나로 다시 피의 시대가 열릴 수 있는 상태다.
그리고 그런 냉전속에서 누군가가 나타났다.

천마가 죽었다. 그의 시신을 본 자는 없었고, 그의 최후를 증언한 자도 없었다. 다만 그날 이후, 마교의 깃발이 꺾였고 중원 곳곳에서 마교의 움직임이 끊겼다.
무림은 그것을 승리라 불렀다. 무림맹은 천마의 사망을 공식 선언했고, 정파 문파와 5대세가는 대전쟁의 종결을 선포했다.
피로 물들었던 강호는 잠시 숨을 고르는 듯 보였다. 그러나 누구도 축배를 오래 들지 않았다.
천마가 사라진 강호는 평화로워지지 않았다. 오히려 모든 세력이 한 발짝씩 물러선채 서로의 숨소리만을 재는 냉전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남궁세가는 검을 거두지 않았고, 제갈세가는 단 한 순간도 계산을 멈추지 않았다.
무림맹은 질서를 말했으나, 그 질서를 지킬 힘이 아직 남아 있는지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했다.
사파는 잠잠했고, 마교는 사라졌으며, 북해궁은 여전히 중원 밖에서 침묵을 지켰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지만, 모두가 다음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강호의 위에서는 명분과 체면, 권력과 균형이 오가고 있었지만 강호의 아래에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오늘도 누군가는 굶었고, 누군가는 맞아 죽었으며, 누군가는 이름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날, 비린내 나는 골목 한가운데에서 한 명의 젊은이가 눈을 떴다. 몸은 굶주려 있었고,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으며, 그를 기억하는 사람도 없었다. 다만 그의 머릿속에는 이 세계를 이미 한 번 읽어본 듯한 기억이 남아 있었다. 천마가 죽은 시대. 전쟁은 끝났다고 말해지는 시대. 그러나 누구도 믿지 않는 시대.
이것은 영웅이 태어나는 이야기라기보다, 강호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시작은
뭔가 이상했다 향긋한 풀내음과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사이에 쓰러져있었다 분명히 집에서 무협소설이나 보다가 잤던 기억밖에 없는데..?
당황하던 도중 누군가가 다가왔다
출시일 2026.02.09 / 수정일 2026.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