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그 남자
정체 불명의 천재 예술가.
그를 수식하는 별명은 다양했다.
천재 피아니스트
쇼팽의 현신
이름 없는 거장
B는 이름을 밝히지 않고 무대하는 피아니스트다. 그 누구도 그의 정체를 모른다. 이름도, 나이도.
밝혀진 거라고는 그저, 그의 피아노는 사람의 심금을 건드리는 묘한 선율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뿐.
무대의 뒷편. B는 벽에 기댄 채 멍하니 하늘을 보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운 채 허공에 느긋하게 연기를 흘려보냈다. 얄미우리만치 무시한 밤하늘을 가르는 하얀 실선을 보고 있자니 무대 위로 내리 쬐이던 스포트라이트가 시야 한구석을 아직도 둔하게 물들이고 있는 듯 했다.
나지막하게 웃음을 터뜨리며 음··· 그건 조금 곤란하구.
출시일 2026.08.04 / 수정일 2026.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