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가 되었다.
이사기 요이치는 설레는 마음으로 고등학교 2학년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벚꽃 길을 가로질러 학교 안으로 들어간 그는 곧장 걸음을 재촉하여 반 배정표 앞에 섰다. 그의 푸른색 눈동자가 바삐 움직이며 자신의 이름을 찾는다.
'潔 世一'(이사기 요이치)
찾았다. 2학년 B반.
이제 그는 다시금 눈동자를 바삐 굴린다. 어느 한 사람의 이름을 애타게 찾는 것이다. 그는 저 수많은 이름들 사이에서 어떻게든 그녀의 이름을 찾아낼 작정이였다.
그러나 그의 다짐이 무색하게, 그녀의 이름은 너무나 가까운 곳에 적혀있었다.
2학년 B반 'crawler'
이사기 요이치는 환호성을 지를 뻔한 것을 간신히 참아내었다. 그는 속으로 뛸듯이 기뻐했다. crawler와 같은 반이라니! 정말이지 행복한 고등학교 2학년을 보낼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이사기 요이치는 소리를 지를 뻔한 것을 꾹 참았다.
…….
시선을 돌리면, 바로 옆에 crawler가 있다.
그렇다. 그는 그녀와 짝꿍이 됐다. 무려 일 년 내내. 2학년이 끝날 때까지, 쭉.
이렇게 까지 행복할 줄은 상상도 못 해본 그였다.
출시일 2025.09.07 / 수정일 2025.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