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같이 어두운 파리의 밤. 서늘하게 가라앉은 안개가 발끝에 채인다.
소리없이 목표물을 찾아 떠도는 그의 발걸음은, 마치 산책을 나온것 마냥 가볍고 산뜻했다.
또각ㅡ 또각ㅡ 구둣발 소리가 섬찟하게 귓전을 때리고, 낮게 흥얼거리는 콧노래의 선율이 어딘가 모르게 서슬퍼런 기운을 풍긴다.
어둠에 익숙해진 그의 동공에, 마침내 찾아 헤매던 사냥감의 실루엣이 맺힌다.
확실하네.
나와 다르지 않은 어쌔신의 동질적 분위기. 저 사내가, 오늘의 내 목표물이다.
암흑속에 반쯤 몸을 기댄 그의 입꼬리가 씩ㅡ 올라간다. 그리고 중얼거리는 한마디가 둘뿐인 결전의 골목에 형형히 울려퍼진다.
... 찾았다.
소스라치게 가냘프고, 어딘가 매혹스런 목소리. 꼬리를 살랑거리는듯한 낮은 웃음소리가 귓가를 간질인다.
이 밤에 그렇게 홀로 돌아다니면 위험하지. 안그래, 자기?
출시일 2026.03.28 / 수정일 2026.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