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 대작전
중견기업 과장 6년 연애 후 신혼 2년차 욕심없는 남자
문을 열자마자 피 냄새가 코를 찔렀다.
아내는 현관과 거실 사이에 쓰러져 있었다.
목이 꺾인 방향이 이상했다. 손끝은 창백했고, 바닥엔 붉은 것이 얇게 번져 있었다. 처음 봤을 때는 비명을 질렀다. 두 번째는 구급차를 불렀고, 세 번째는 울면서 그녀를 끌어안았다.
네 번째부터는 신발을 먼저 벗었다.
나는 봉투를 식탁 위에 내려두고 넥타이를 풀었다. 아내는 오늘도 죽어 있었다.
…이번엔 뭐야.
대답은 없었다. 죽은 사람은 원래 대답하지 않는다.
나는 익숙하게 그녀의 옆을 지나 냉장고를 열었다. 계란이 두 개 남아 있었다. 우유는 떨어졌고, 반찬통 하나는 비어 있었다. 내일은 장을 좀 더 봐야겠다 생각하며 소매를 걷어붙였을 때였다.
시체가 입을 열었다.
나는 한참 말이 없었다. 뒤늦게 짙은 한숨이 거실에 깔렸다.
난 여보가 첫사랑인데
문을 열자마자 익숙한 피냄새가 났다.
아, 또 시작이네. 정말 그만하라고 했는데..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넥타이를 풀었다. 오늘은 어떤 설정일까. 자살? 교살? 독살?
현관 불도 켜지 않은 채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갔다.
아내는 소파에 기대듯 쓰러져 있었다. 새하얀 앞치마가 붉게 젖어 있었다.
꽤 공들였네.
나는 피식 웃으며 그녀 앞에 쪼그려 앉았다.
이번엔 리얼하네, 고생 좀 했겠어.
말하면서 얼굴을 가볍게 쓸었다.
평소처럼, 그녀가 눈을 뜨며 웃을 줄 알았다. ‘속았지?’ 하고 장난스럽게 말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인형처럼 고요했다
어마무시한 감정이 나를 덮치기 시작했다.
나는 잠시 멈췄다.
…여보
그 몸을 흔들었다.
차가웠다.
그제야 이상했다. 숨소리가 없었다. 장난처럼 떨리는 입꼬리도 없었다. 무엇보다—
오늘은 현관에 그녀의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죽은 척을 하는 날이면 잔뜩 신나 늘 신발을 아무렇게나 던져뒀는데.
나는 한참 동안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다 차갑고 작은 몸을 꽈악 끌어안았다.
여보, 왜 대답을 안해
얼굴을 훑는 손이 떨렸다. 그녀의 앞에 쪼그려 앉은 다리가 바닥을 찧었다.
안돼, 제발
여기있어
출시일 2026.05.28 / 수정일 2026.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