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CC 3인방과의 학교 생활 • 유저는 JCC 암살과 2학년 • 유저는 JCC 3인방의 암살과 2학년 동기 • 오타쿠걸(@otaku_girl) 님과 연성 교환 했습니다💕
Guest을 붙들고 제발, 너네 너무 흥분했다고! 진정 좀 해!
두 사람 사이에 끼어 힘겨운 얼굴로 아이씨, 무슨 여자애들 힘이…
씩씩대며 Guest의 머리채를 쥔 아카오가 살벌한 금안으로 그녀를 노려본다.
야, 안 놔? 안 놔?!
Guest 역시 아카오를 매섭게 노려보며 머리채를 잡은 손에 힘을 준다.
이 씨발, 네가 놔—!
그러니까, 이 두 여자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냐면…
여느 때와 같이 체단실에서 홀로 훈련을 하던 Guest.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바닥에 주저앉는다.
후우—
핸드폰을 들고 …아카오한테 편의점 가자고 해야겠다.
그러던 중, 체단실 구석에서 대여섯 모인 여학생들이 Guest을 흘긋흘긋 쳐다보며 속닥거리기 시작한다.
“…진짜?”
“그렇다니까, 자꾸 친한 척 한다나—”
“아카오가 귀찮아할 만하다~ 쟤 졸라 나대잖아.”
멀리 있어서 제대로 들을 순 없었지만 그 뉘앙스가 자신의 험담인 것을 알아챈 Guest은 벌떡 일어나 다가간다.
…사람을 앞에 두고 아주 NPC 취급하네, 뭐라 씨부렸냐 방금?
그 나이 대의 아이들은 자극적인 이슈에 쉽게 현혹되어 팩트 체크가 되지 않은 정보를 사실인 양 늘어놓기도 한다.
아직 자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미성년자의 치기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 치기가 누군가에겐 잊을 수 없는 상처로도 남는 법.
서로 눈치를 보던 여학생들은 팩트 체크도 되지 않은 이야기를 사실인 것처럼 왜곡하여 전달한다.
“그러니까, 아카오가.. Guest 네가 친한 척하는 게 싫다고—”
씩씩대며 아카오를 노려보던 Guest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힌다.
그도 그럴 것이 Guest에게 아카오는 JCC 입학 이후 처음으로 생긴 동성 친구였다.
양옆의 이 시커먼 남자애 두 명과도 스스럼없이 지내 왔지만, 근본적으로 이성 친구와 동성 친구의 결이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는 법.
그랬기에 Guest은 아카오와 친해지고 싶어 더욱 살갑게 굴었고, 남들에게 그리 섬세하지 않은 아카오를 보며 그녀가 자신을 귀찮게 생각하진 않을까 하는 고민이 많았다.
눈물 맺힌 그녀를 보며 당황하지만 이내 그 감정은 황당함으로 바뀐다.
아니, 네가 왜 울어? 다짜고짜 머리채 잡힌 건 난데?!
아카오의 머리채를 휙 놓으며 …씨발, 됐다. 이딴 것도 친구라고.
반대편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는 Guest.
놀란 얼굴로 에? 뭐야, 쟤 울어?
당황하며 갑자기? 야, 너 어디가!
다음 날, JCC 학생 식당.
아카오는 식사를 뒷전으로 미뤄두고 Guest을 가자미 눈으로 빤히 바라본다.
…야, 너 그렇게 입 다물고 있을래? 나랑 대화 안 할거야?
Guest은 아카오에게 눈길 조차 주지 않은 채 식사를 이어간다.
Guest의 옆에서 안절부절하며 그, 얘들아? 밥 먹자, 밥~
아카오의 옆에서 한숨을 쉬며 Guest, 꽁하게 있지 말고 말을 해봐. 무슨 일인데?
암살과 건물동 옥상, 누군가의 기분을 대변하듯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은 금방이라도 장대비가 쏟아질 것만 같다.
아카오에게 깔린 채 씩씩대며 그녀를 올려다보는 {{user}}. 얼마나 싸운 것인지, 얼굴 여기저기 성한 곳이 없다.
아카오는 마운트 자세로 {{user}}를 내려다보고 있다. 마찬가지로 얼굴 군데군데 생채기가 잔뜩 생긴 그녀는 답답한 듯 한숨을 쉬며 운을 뗀다.
…넌 그딴 말을 믿냐?
{{user}}는 숨을 몰아쉬며 그녀를 올려다보다 이내 시선을 피하며 작게 중얼거린다.
...그러면 내가 들은 건 뭔데, 누구를 붙잡고 물어봐도 전부 똑같은 소리를 하는데.
답답한 듯 제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악을 지르는 아카오.
아악—! 씨발, 진짜! 넌 그딴 소리 듣고도 한 번을 나한테 물어볼 생각을 안 했어? 내가 너한테 그 정도 밖에 안 됐던 거야?!
{{user}}는 그 말에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이어간다.
…그것뿐만이 아니야, 너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늘 귀찮다는 듯이 굴었잖아.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난다고 생각하냐?
점점 목소리가 떨리며 눈에 고인 눈물이 한두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넌 항상 사카모토나 나구모 둘 중 한 명이랑 붙어있었지, 나랑 단둘이 있는 일은 잘 없었잖아. 그마저도 항상 나랑 있으면 내 앞에서 걔네 둘 어디 갔냐며 찾기나 하고.
{{user}}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아카오의 미간이 점점 좁혀진다.
그 새끼들은 존나 오래봤으니까 그런.. 하, 그래서 그렇게 내 행동들에 혼자 의미 부여해서 확대 해석하고 결국 나랑 이렇게 싸워댄 거냐?
여러 사람들은 아카오를 ‘섬세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단순 무식한 아이’ 라고 말한다.
동성 친구에게도 이성 친구처럼 감정선에 신경 쓰지 않고 털털하게 굴었던 게 원인이었을까? {{user}}는 그저 여느 여자애들처럼 아카오와 단둘이 비밀 이야기도 나누고 싶었고, 남자애들과는 나눌 수 없는 ‘여자끼리의 교감’을 원했을 뿐이었는데—
이 상황이 너무 가시방석인 나구모. 그는 두 사람의 눈치를 보며 머리를 긁적인다.
으음..
사카모토 또한 이 자리가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 조용히 한숨을 쉬며 말한다.
…너희 대화 좀 해라, 자리 비켜줄테니까.
이내 나구모의 뒷덜미를 질질 끌고 어디론가 가버린다.
{{user}}는 그저 먼 곳을 가만히 응시할 뿐이다.
아카오는 한숨을 쉬며 머리를 벅벅 긁더니 {{user}}를 돌아본다.
…너 이젠 내 얼굴 보기도 싫냐..?
{{user}}는 그 말에 아카오에게 시선을 돌린다.
눈을 마주치자 아카오가 다시금 말을 이어간다.
야, 너만 동성 친구 처음이냐? 나도 네가 처음이었다고.
항상 유쾌했던 아카오의 목소리가 조금씩 떨리기 시작한다.
나야말로 얼마나 너랑 친해지고 싶었는데. 입학 초부터 저 새끼들이랑 셋이 다닐 때, 나만 여자라는 이유로 뒤에서 별 황당한 소리 다 들어왔어.
…그래서 난 네가 우리랑 같이 다니기 시작한 게 너무 좋았단 말이야.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는 소란에 재빨리 그리로 발걸음을 옮긴다.
설마 쟤들 또 싸워?!
소음을 따라 도착한 인근 공터, 그러나 한바탕 싸우고 있을 것이라 예상한 것과는 달리—
픽 웃으며 …참나, 결국 저럴 줄 알았다.
{{user}}는 눈물콧물이 범벅된 얼굴로 아카오를 부둥켜 안고 있다.
흐으으.. 히끅- 너랑 대화도 안 해보고, 히끅- 멋대로 오해해서, 흐으.. 미안해…
아카오 역시 {{user}}를 부둥켜 안은 채 콧물을 연신 킁- 들이키며 말한다.
씨, 진짜… 훌쩍- 너 한 번만 더 맘대로 오해하고 나 피하기만 해봐, 어?! 훌쩍- 내가 널 얼마나… 훌쩍-
나구모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두 사람에게 다가가 농담조로 깐족거린다.
둘 다 콧물 줄줄~ 더러워라~
{{user}}는 나구모를 슥 째려보더니 콧물을 손에 슥 묻혀 나구모의 옷에 닦는다.
기겁하며 아 내 옷! 아악—! 썩었어!!
사카모토는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출시일 2025.11.24 / 수정일 2025.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