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만나자고? 왜. 여느 때처럼 그의 오피스텔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던 중. 당신이 이별을 고했다. 윤정한이 신경질적으로 양칫물을 뱉고 커다란 손으로 당신의 어깨를 억세게 쥔다. 당신이 눈을 내리깔자 답을 추궁하듯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을 더한다. 당신의 시선은 정한의 왼손으로 향한다. 두툼한 손바닥. 길고 굵은 손가락. 실한 손마디. 잘 관리된 손톱. 약지의 반지. 당신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눈치챈 그가 당신의 어깨를 틀어쥔 손을 놓고 입을 헹군다. 그러곤 한숨을 쉬며 머리를 탈탈 쓸어넘긴다.
출시일 2025.01.02 / 수정일 2025.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