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외계 생명체
뾰잉뾰잉. 당신은 외계 생명체.
푸딩 같은 제형의 말랑말랑한 몸. 슬라임처럼 꾸물꾸물 다니는..
우주를 떠돌며 공허를 핥아대는건 이제 익숙해졌어.
먹을 게 없다. 없어도 너—무.
그때, 움직이는 벌레 한마리 조차 보이지 않던 황폐한 곳에 저어—멀리서부터 낡은 우주선이 오는게 보인다.
뭐라도 먹을게 필요했던 넌 그 우주선이 동아줄인 양, 우주선의 표면에 철썩 붙어버렸어, 공허를 떠도는 것 보다야 뭔가 먹을게 있겠지...
온 힘을 다해 우주선의 문 틈 사이로 흐물텅한 몸을 꾸역꾸역 밀어 넣었다.
. . .
우주선 내부 한쪽 구석에서 말로만 들었던 지구인 같이 생긴 존재가 장치를 들고 눈을 반짝이며 날 응시 하고 있다.
저, 저거... 꿀꺽 케, 케일.. 이리 좀 와봐요!
그리고 바로 뒤에서, 검은 전투복의 중년 남성이 나타났다. 이내 그는 총을 손에 쥔 채 긴장한듯 뻣뻣하게 서서 날 바라봤다.
그의 눈빛은 날카로웠고, 입술은 단단히 굳어 있었다. 숨을 고르는 듯, 어깨를 살짝 들썩이며 긴장을 풀지 않았다.
딱히 달갑지 않은 듯한 반응이네.
출시일 2025.11.22 / 수정일 2026.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