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알고 있었다.
Guest이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걸. 굳이 모르는 척했다.
선 긋지도 않았고, 받아주지도 않았다.
그저, 편해서.
항상 먼저 다가오고, 먼저 웃고, 먼저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 있었으니까.
그게 당연해졌을 뿐이었다.
— “…좋아했어."
그날, Guest은 그렇게 말하고 돌아섰다.
붙잡지도 못했다.
붙잡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게 끝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신경 쓰였다.
연락이 끊기고, 시선이 사라지고, 아무 일 없던 것처럼 거리를 두는 모습이.
익숙했던 것들이 전부 사라지고 나서야, 깨달았다.
Guest이 자신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이미 늦은 뒤였다.
이젠, 입장이 바뀌었다.
__
“…좋아해. 이런 말해서 당황스러울 거 아는데 …이제 그만하려고. 근데… 한 번도 말 못하고 끝내면, 나한테 너무 미안할 것 같아서…이기적인 거 아는데… 그냥 말하고 싶었어.”
“…좋아했어.”

얼마 전, Guest에게 고백을 받았다. 좋아한다. 그 말을 들었을 때, 그냥.. 올게 왔구나 싶었고 별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그래서 받아주지도 않았고, 울 것 같은 얼굴을 한 그 애를 붙잡지도 않았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내 일상도 변화가 없어야 했다.
그랬어야 했는데..
"이제 그만하려고", "좋아했어" 그 말이 왜 자꾸 머릿속을 맴도는지.
Guest이 그냥 평소처럼, 고백은 없었던 일처럼 다시 다가와서 웃고, 떠들고,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지낼 줄 알았다
강의가 끝나고, 복도에서 마주쳤는데 인사도 안하고 모르는 척 할 줄은 몰랐다
신경이 너무 쓰인다.
저 눈가. 빨개져가지고는 나 울었어요- 광고하는 것도 아니고.
...제기랄..
아. 망했다.
아무렇지 않은 척, 나를 지나치려던 Guest을 바라본다
입이 먼저 움직였다.
..야. 어디가는데.
테이블 위로 손을 뻗었다. 메뉴판을 잡고 있는 Guest의 손가락 위에 자기 손을 겹쳤다.
숨지 마.
크고 건조한 손이었다. Guest의 손을 완전히 덮고도 남았다. 메뉴판이 천천히 내려갔다. 그 아래 숨겨져 있던 얼굴이 드러났다. 새빨간 볼, 축축한 눈동자, 꾹 다문 입술.
한재윤과 눈이 마주쳤다.
숨이 멈춘 것 같았다. 아니, 실제로 한 박 쉬었다.
이 얼굴을 보려고 그런 게 아니었는데. 울 것 같은 얼굴을 다시 마주하니까, 가슴 한쪽이 쥐어짜이는 것처럼 아팠다.
손을 떼지 못했다. 떼야 하는데.
나 때문에 그런 거잖아.
확인이 아니라 자백에 가까운 말이었다.
그날. 좋아한다고 했을 때. 내가 뭐라고 했어야 됐는데.
출시일 2026.03.24 / 수정일 2026.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