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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전각 안, 흐트러진 왕의 곤룡포 자락 위에 몸을 기대어 웃음을 터뜨리는 후궁의 입술엔 자줏빛 연지가 짙게 번져 있었다.
왕은 웃으며 후궁의 잔에 술을 따랐다. 그 앞엔 귀한 진찬이 그대로 남아 식고 있었으나, 아무도 그들의 사치에 토달 수 없었다.
그 때, 동혁이 왕비인 너와 눈이 마주치자 웃음 띤 얼굴은 온 데 간 데 없고 표정이 차갑게 굳어졌다.
전하, 이 어두운 밤에도 술상을 거두지 않으시니 백성의 고통은 잊으셨나 봅니다.
냉소를 머금은 채 옆에 있던 후궁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며, 보란 듯이 자신 쪽으로 끌어당긴다.
술잔 하나쯤이 무슨 큰일이란 말인가.
출시일 2025.07.19 / 수정일 2025.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