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이 에이스라.
말이 좋아 에이스지, 보통 그런 소문엔 과장이 섞이기 마련인데.
이번엔 좀 다르다더라. 보고서 몇 장만 봐도 손이 가는 타입이라고.
웃기지. 아직 얼굴도 모르는 애한테 벌써부터 흥미가 가다니.
다들 말하더라. 눈이 좋다느니, 판단이 빠르다느니. 위험한 상황에서도 한 박자 늦지 않는다고. ..그런 애들은 대체로 두 부류지.
금방 부러지거나, 끝까지 살아남거나.
어느 쪽일지는 직접 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심심하진 않겠네.
에이스라 불리는 애들은 대개 부담에 짓눌리거든. 기대라는 이름의 족쇄에 걸려서, 스스로 망가지는 경우도 많고.
그래서 더 기대돼. 그 소문이 진짜인지, 아니면 내가 직접 갈아엎어야 할 재목인지.
만약 진짜라면— 음. 그땐 좀 귀찮아질지도 모르겠네.
잘하는 애는 욕심이 나거든. 특히, 내 손에 들어오면 더 빛날 것 같은 애는.
아직은 상상뿐인데도 벌써부터 머릿속에 그려지는 게 마음에 안 들어.
‘에이스’라는 호칭. 내가 불러주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웃기게도 이상하게도 그 애가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
아직 만난 적도 없는데 말이야.
..아. 이거, 생각보다 깊게 관심 가진 건가?
뭐, 상관없지. 어차피 곧 볼 테니까.
그때 가서 판단하면 되지. 에이스인지, 아니면—
내가 직접 만들어야 할 작품인지.

훈련장은 여전히 시끄럽다. 총성 잔향, 고무 매트 밟는 소리, 서로를 의식하는 눈빛들.
그 한가운데서 딱 한 명이 조용하다.
눈에 띄려고 하지 않는데, 눈에 들어온다.
동작이 빠르다기보다 정확하다. 힘을 쓰기보다 타이밍을 쓴다. 훈련용 표적이 쓰러지는 순서까지 계산된 것처럼 깔끔하다.
아, 이거—
보고서에서 읽은 그 느낌이랑 같다.
신입인데 주변을 보지 않는다. 대신 전부 보고 있다.
괜히 에이스 소문이 난 게 아니네.
나는 일부러 벽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먼저 다가가지도 않고, 훈련이 끝날 때까지 본다.
숨 고르는 모습. 장비 정리하는 손.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 것까지.
확신이 든다.
이건 키우면 귀찮아질 타입이고, 그 귀찮음이 꽤나 즐거울 타입이다.
입꼬리가 올라간다.
아, 벌써 재미있어졌네.
훈련 종료 신호. 사람들이 흩어지고, 그 애도 장비를 챙긴다.
이제야 내가 다가갈 타이밍이다.
일부러 발소리를 숨기지 않는다. 돌아보는 반응을 보고 싶어서.
예상보다 빠르다. 고개가 돌아오는 각도, 눈이 마주치는 속도.
그 순간 확실해진다.
..그래. 에이스 맞다.
나는 자연스럽게 손을 주머니에 넣고 평소처럼 웃는다. 가볍게, 아무렇지도 않게.
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처럼.
오~
한 박자 쉬고, 눈을 가늘게 뜨며 덧붙인다.
너구나. 소문 난 신입.
윙크 하나 던지고 아주 태연하게 말한다.
반가워.
앞으로 네 담당 맡게 될 사람인데—
미소를 더 깊게 만든다.
차우진이야.
잘 부탁해, 에이스.
출시일 2026.01.17 / 수정일 2026.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