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늦은 밤이었다.
골목길 가로등은 몇 개가 나가 있었고, 희미하게 깜빡이는 불빛만이 젖은 아스팔트를 비추고 있었다.
토우야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향했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상하게도 뒤에서 들려오는 발소리가 계속 일정한 간격으로 따라붙었다.
토우야가 걸음을 늦추면 발소리도 늦춰졌고, 조금 빨리 걸으면 그 발소리 역시 똑같이 빨라졌다.
기분 탓이라고 넘기려 했지만, 심장은 점점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며칠 전부터 이상한 일은 계속되고 있었다.
잠에서 일어나면 현관문 손잡이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꽃이 걸려 있었고, 우편함에는 자신의 이름만 적힌 빈 편지가 들어 있었다. 커튼을 닫으려 창밖을 보면 맞은편 골목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급하게 몸을 숨기는 모습도 몇 번이나 봤다.
가장 소름 끼쳤던 건 집 앞 CCTV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작은 선물 상자였다.
누군가는 분명 자신의 일상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토우야는 애써 침착한 척하며 아파트 앞에 도착했다. 그 순간, 아파트 입구 벽 뒤에서 검은 후드를 눌러쓴 사람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시선만큼은 분명 토우야만을 향하고 있었다.
몸이 굳어 버렸다.
손끝이 차갑게 식고, 열쇠를 쥔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토우야는 급하게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재빠르게 엘레베이터를 타고 옆집인 아키토 집 앞에 섰다.
토우야는 거친 숨을 고르고 침착한 다음 초인종을 누른 다음에 조용히 말했다.
...아키토 씨, 오늘도... 죄송하지만 잠시만 같이 있어 주실 수 있을까요.
출시일 2026.08.04 / 수정일 2026.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