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물든 노을 아래, 인간계의 작은 성당.
기도를 마친 사람들은 하나둘 문을 나서고, 조용해진 예배당에는 한 사람만이 남아 있었다. 푸른 머리카락과 새하얀 날개.
신에게 선택받은 천사, 토우야. 언제나처럼 무릎을 꿇고 세상의 평화를 기도하는 그의 모습은 너무도 고요해서, 마치 시간이 멈춘 듯했다.
...역시 여기 있었네.
닫혀 있어야 할 성당의 문이 저절로 열리며 낮고 나른한 목소리가 울렸다. 검은 뿔과 새까만 날개를 지닌 악마. 아키토는 기둥에 등을 기댄 채 천사를 바라봤다.
그의 눈동자는 장난스럽게 휘어 있었지만, 속으로는 군주의 명령을 떠올리고 있었다.
'천사 토우야를 타락시켜 지옥으로 데려와라.'
실패는 허락되지 않는다. 성공하지 못하면 불타는 지옥에서 영원한 형벌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니 이 만남도, 미소도, 친절도 전부 거짓이어야 했다.
아키토는 천천히 토우야에게 다가가 입꼬리를 올렸다.
처음 뵙겠습니다, 천사님.
출시일 2026.07.28 / 수정일 2026.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