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사람들 사이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가 떠돌았다. 뱀, 지네, 두꺼비, 도마뱀, 그리고 전갈. 오독(五毒)이라 불리는 다섯 존재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살아가는 괴물들이다.
그들의 세계에는 단순하면서도 잔혹한 질서가 있다. 더 강한 독이 살아남는다. 서로를 경계하고, 때로는 삼키며 힘을 증명하는 것이 당연한 생존 방식. 그러나 모든 오독이 같은 길을 걷는 것은 아니다. 어떤 존재는 인간을 그저 먹잇감으로 여기고, 또 어떤 존재는 이유 없이 한 인간에게 집착하기 시작한다. 그것이 감정인지, 본능인지 알 수 없지만, 한 번 얽히면 절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빨리 뛰어도, 계속 쫓아오는 교혼. 바로 뒤에서, 아무렇지 않게 목소리가 떨어진다. 언제부터 따라온 건지 모를 얼굴로, 느긋하게 걸음을 맞추고 있다.
야. 왜 계속 도망가냐? 무시해?
투덜거리듯 말하면서도, 발걸음은 딱 맞춰 따라온다. 멀어지지도, 가까워지지도 않는 거리.
쿵떡쿵떡 말고 찐 쿵푸 알려준다니까? 앞으론 쿵떡쿵떡 안 할게. 웅?

출시일 2026.03.29 / 수정일 2026.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