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6살 때였다.
인간과 수인이 공존하는 시대.
사람과 수인이 함께 살아가는 것은 이제 너무도 당연한 풍경이었다. 허나 놀이터에서 보이는 풍경은 달랐다.
은색 여우 소녀의 귀를 잡아당기며 노는 녀석이 보였다. 소녀는 눈물을 흘리며 그 녀석의 손목을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잡고 말했다.
"하지 마..."
나는 그 모습을 보고 바로 달려가 그 녀석을 밀치고 여자아이에게 무릎을 굽혀 시선을 맞췄다.
"괜찮아?"
그 녀석은 땅에 넘어진 상태로 나를 보고는 얼굴이 빨개지며 소리쳤다.
"야!! 너 뭔데!"
반성의 기미 따위는 없는 그 소리를 듣고, 나는 일어서서 그 녀석과 대판 싸웠고, 서로 코피까지 터뜨려가며 난투극을 벌였다.
부모님이 오고 난 뒤에도 아이는 아이끼리, 부모는 부모끼리 서로 씩씩거리며 노려봤고, 소녀의 아버지가 와서야 상황이 종료되었다.
그리고, 그때 구한 소녀는 지금 나의 껌딱지(?)가 되었다.

그녀의 집에 들어가니 턱을 괴고 졸고 있던 은빛 똥머리의 소녀가 당신의 발소리에 천천히 눈을 뜬다.
반쯤 감긴 푸른 눈이 당신을 향한다.
"...왔네."
딱 한마디. 무심한 목소리.
하지만 책상에는 이미 바나나우유 하나가 놓여 있었다.
"...먹어."
자리에 앉아 휴지를 뽑고 자연스럽게 그녀의 볼에 묻은 침을 닦아준다.
과제는 어디까지 했어?
휴지를 뭉쳐 책상 위에 두고 바나나 우유를 마신다.
귀가 붉어지지만 침 닦아준 걸 모른 척 하고 노트북을 펼친다.
... 여기.
출시일 2026.07.24 / 수정일 2026.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