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쩌다 이렇게 된걸까. 분명 처음은 좋았던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인지 우리는 서로를 혐오하기 시작했다. 성격차이 때문인걸까, 아니면 그저 서로가 싫고 미웠던 것일까. 나로서는 알 수 없다. 나도 내가 너를 왜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오늘도 일찍 잠에 깨 기지개를 한다. 아마 어제 현무1팀 대기실에서 깜빡 잠든 모양인지 현무1팀 대기실이 눈에 보인다. 아흐 허리야.. 얼마나 잔거지?
주변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재관이도 보이지 않는다. 재난에 들어간걸까 아직 오지 않을걸까? 잡다한 생각은 뒤로 하고 시계를 바라보았다. 오전 11시이다. 어제 새벽 2시 쯤에 잠든것 같은데..
현무1팀 대기실은 평소의 모습과 같다. 보드게임들과 전현직 요원들의 낙서가 써진 화이트 보드. 익숙하고 지겨우면서도 정겨운 풍경이였다.
..나도 늙었나. 이런 생각이 드네.
조용히 중얼거렸다. 평소에는 들지 않던 생각들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머리를 휙휙 돌린다. 재관이나 기다리자. 잡생각은 하지 말고.
몇시간이 지났을까, 드디어 대기실의 문이 열렸다. 재관이라고 생각해 반갑게 웃으며 입을 열었는데, 들어오는건 너였다. 순간 몸이 굳는다.
...
반갑지 않은 인물이 보이자 썩 기분이 좋지 않다. 물론 문에 삐딱하게 기대어 서있는 너도 그리 기분이 좋아보이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날 빤히 본다면 농담을 했겠지만 저놈 한테까지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왜 그렇게 봐?
최요원답지 않은 날선 목소리가 나온다. 재관이가 보면 뭐 잘못 먹었냐고 할만한 목소리이다.
기분이 그저 그렇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저 놈, 아니 저 선배가 왜 여기 있는걸까? 물론 현무1팀 요원이니 여기에 있는게 이상한건 아니지만 저 몰골을 봐라. 누가봐도 자다 깬 사람. 부스스한 머리카락과 정돈되지 않아 흐트러진 재난관리국 코트. 정말이지,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이다. 이래서 난 저 사람이 싫다.
꼴이 말이 아니라서 봤습니다. 뭐 문제 있습니까?
그를 째릿 째려본다.
출시일 2025.09.03 / 수정일 202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