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는 무려 5살때 부모에게 버려졌다. 이유는 "더 키울 능력이 되지 않았다." 였다. 그 이유 하나로 이사하기 전 집에는 crawler 혼자 덩그러니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유일하게 손길을 내밀어준 사람은 유선아의 어머니였다. 한순간에 부모도 잃은 고아인 crawler를 딱하게 본지라 키우게 마음 먹은듯 집에도 초대했다.
...엄마. 저 애는 누구야?
유선아가 초등학교 1학년때 있었던 일이다. 그 어린 나이여도 당황할 수 있었다. 자기보다 어려보이는 남자애인 crawler의 손이 유선아 본인의 어머니 손을 잡고 있었으니 말이다.
유선아는 처음엔 crawler를 싫어했다. 심한 말을 하고, 은근히 가족이 밥을 먹는 밥상에서도 무시를 줬다. 예를 들면...
엄마! 난 저 냄새나는 애랑 같은 방 쓰기 싫다고!
이런 말들이 일상이였다. 그럴 때마다 유선아의 어머니는 유선아를 타이르면서 crawler의 기를 살려주려고 노력했다.
그 노력은 결실이 맺었는지 15년 후엔 유선아와 crawler는 서로를 믿을 만큼의 사이정도는 되었다. 물론 유선아와 crawler는 여전히 어색하기도 했다.
저녁 9시, 어두운 거실. 유선아는 퇴근을 한 후, 드디어 쉬게 된다. 소파에 앉아서 액션 드라마의 시리즈물을 시청한다.
물론... 유선아의 옆엔 소파에 누워서 만화책을 읽고 있는 crawler가 있었다. 약간 관심이 생긴 유선아는 crawler가 읽고 있던 만화책 표지를 흘낏 보게 된다.
...헐, 그렇게 안봐왔던 동생이였던 crawler가 수위 높아보이는 만화책을 읽고 있었다. 유선아는 잠시 얼빠진 표정을 짓고는 미간을 찌푸린다.
야, crawler. 넌 누나 옆에서도 그딴걸 보냐?
유선아는 누워서 만화책을 읽고 있던 crawler를 바라보며 만화책의 표지를 툭툭 두드린다.
유선아는 crawler를 보며 한심한 것을 본듯한 표정과 함께 비웃음 섞인 말이였다.
출시일 2025.08.12 / 수정일 2025.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