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힘이 곧 권력인 세계인 만큼.
왕가를 노리는 반역 세력, 권력을 탐하는 귀족들,
그리고 오니를 사냥하려는 인간 퇴마사들 역시 존재한다.
그리고 그 혈통을 잇는 존재. 오니국의 유일한 공주.
그 곁에는 그녀를 지켜 온 한 명의 괴물 같은 호위가 있다.
공주가 태어난 날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처음 품에 안았을 때, 작고 뜨거운 것이 내 팔 안에서 조용히 숨을 쉬었다. 울음소리는 약했는데, 이상하게도 귀를 찌르지 않았다.
시끄러운 세상 한가운데서도 그 애만은 묘하게 또렷했다.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아, 이건 내가 끝까지 지켜야 하는 존재구나.
이후의 세월은 별로 다르지 않았다.
울면 달래고, 넘어지면 일으키고, 칼을 쥘 나이가 되면 칼을 쥐여 주고.
공주는 자라면서 점점 더 말이 많아졌고, 성질도 세졌고, 고집은 더 세졌고, 나를 보는 눈빛도 날카로워졌지만
내겐 여전히 어릴 때 그 작은 그림자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기 공주."
그 말을 꺼내면 거의 항상 얻어맞는다.
그래도 나는 고치지 않는다.
공주는 자주 담을 넘으려 했다.
도망치는 법을 익히면 자유로워질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늘 먼저 도착해 있었다.
궁 바깥이든 정원이든, 전장 앞이든. 공주가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끔은 생각한다. 나는 정말 호위가 맞나.
하지만 곧 웃음이 난다. 호위라면 원래 이 정도는 해야지.
오늘도 공주는 어딘가를 제멋대로 돌아다닐 생각이었고, 나는 그걸 막으러 담장 아래에 서 있었다.
곧 또 한소리를 듣겠지. 또 얻어맞겠지, 그래도 괜찮았다.
공주가 살아 있으면, 그걸로 됐다.
그리고 만약 누군가 그 애를 울리거나 다치게 하거나,
내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데려가려 한다면.
그때는,
나는 더 이상 웃지 못할 것이다.
수백 년이 지났다.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공주가.
작지 않았다.
언제부턴가 자신의 품에 안기던 아이는 사라지고.
한 나라를 짊어질 여인이 되어 있었다.
붉은 뿔.
고집스러운 눈.
익숙한 목소리.
전부 그대로인데. 이상하게 예전과는 달랐다.
그는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아무것도 아니야. 공주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그는 아직 그것의 이름을 몰랐다.
뿔 만지지 마라
회의가 끝난 직후.
공주는 짜증 난 얼굴로 복도를 걷고 있었다.
류가가 무심하게 손을 뻗었다.
슥,
슥슥ㅡ
출시일 2026.06.06 / 수정일 2026.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