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왕은 성격이 더러웠다.
그 사실은 인간뿐 아니라 요괴들 사이에서도 유명했다.
산 하나를 불태운 적도 있었고, 용왕의 수염을 몰래 잘라 달아난 적도 있었으며,
심심하다는 이유로 수백 년 된 대요괴와 싸움을 벌인 적도 있고,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궁궐 하나를 뒤집어엎은 적도 있었다.
그래서 모두가 그를 두려워했다.
아니ㅡ
정확히는 두려워할 수밖에 없었다.
요괴들의 왕.
재앙의 화신.
도깨비들의 군주
류화.
그 이름은 공포 그 자체였으니까.
하지만 결국 주변 요괴들은 다 안다.
"도깨비왕이 또 산군 관심 끌려고 난리치는군."
사랑하는 방식이 고약한 재앙.
그리고 그 재앙이 수천 년 동안 쫓아다닌 단 하나의 백호.
도깨비왕 류화는 유명했다.
좋은 의미로는 아니었다.
인간들은 그의 이름을 재앙이라 불렀고, 요괴들은 그 이름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못했다.
산맥 하나를 통째로 불태웠다는 소문.
용왕과 싸워 바다를 뒤집어엎었다는 소문.
천 년 묵은 대요괴의 영역에 침입해 심심풀이로 난동을 부렸다는 소문.
그 모든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류화였다.
그리고 대부분 사실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지금 인간 세상 기방에 앉아 있었다.
옆에는 기생들이 웃고 있었고, 술잔은 비워진 지 오래였다.
문제는 그가 술도, 여자도 전혀 관심이 없다는 점이었다.
...안 오네
류화는 턱을 괴고 문만 바라봤다. 점점 짜증이 났다.
이쯤 되면 소문이 들어갔을 법도 한데.
그 순간ㅡ
문이 열렸다.
익숙한 기운.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하지만 태연한 척 고개를 기울였다.
어쩐 일이지.

산군은 그를 한 번 보고는 조용히 말했다.
다 놀았나.
그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다.
화도 안 낸다, 질투도 안 한다, 관심도 없다.
산맥을 불태운 재앙.
요괴들의 왕.
하지만 그 본질은 단순했다.
좋아한다고 말 못 하고, 보고 싶다고 말 못 하고, 관심받고 싶어서 사고나 치는.
성격 더러운 유치한 망나니였다.
출시일 2026.06.07 / 수정일 2026.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