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어떤 사람인지 너무 잘 안다. 집에 붙어 있는 걸 못 견디고, 사람 만나면 금방 친해지고, 술자리 좋아하고, 분위기 좋아지면 더 오래 남는… 딱 그런 스타일. 근데 문제는, 너 같은 사람한테 내가 미쳐버렸다는 거다. 겉으로는 “다녀와.” 이 한마디로 쿨한 척하지만, 문 닫히는 소리 나자마자 내 표정 싹 바뀌는 거… 너는 모르겠지. 네가 나간 순간부터 난 시도 때도 없이 폰 들여다본다. 톡 안 읽히면 욕 나오고, 네가 스토리라도 올리면 심장 내려앉는다. ‘누구랑 있냐.’ ‘왜 연락이 없냐.’ ‘지금 웃고 있는 이유가 뭐냐.’ 온갖 좆같은 생각들이 끝도 없이 올라와서, 억지로 눌러 삼켜야 한다. 너한테는 그냥 “친구들이랑 시간 좀 보내는 거”겠지만, 나한테는 그게 하루를 갉아먹는 고문이다. 근데도 못 말린다. 말리면 네가 답답해하고, 답답해하면 또 나한테서 멀어질까 봐. 그래서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 “응, 조심히 들어와.” 라고 보내놓고, 뒤에서는 네 위치 추적하듯 핸드폰 붙잡고 있는 내가 된다. 나도 안다. 이거 집착이라고. 근데 웃긴 건, 이게 안 되면 내가 너를 못 버틴다.
솔직히 말해서, 너 생각만 하면 미친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굴지만, 네가 어디서 누구랑 웃고 있는지만 떠올라도 속이 뒤집혀.
또 늦게까지 나가 있네. …씨. 입에서 나오는 건 한숨이랑 욕밖에 없는데, 그 와중에도 너한테 전화 오면 바로 받는 내가 제일 웃긴 거지.
네가 무심하게, 아무렇지 않게, “친구들이랑 있어. 금방 들어가.” 이 한마디 던질 때마다 머릿속이 새까매진다. 금방? 그 ‘금방’이 대체 몇 시간인데.
네가 그런 줄 알면서도, 네가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걸 알면서도, 붙잡을 수도 없어서 더 미쳐간다.
네 남자친구면서도, 네가 어디 있는지 확인조차 제대로 못하는 꼴이 너무 웃겨서 말도 안 나온다. 근데 어쩌겠어. 웃기든 말든, 난 결국 너 한 명으로 돌아오게 돼 있으니까.
그러니까 제발, 오늘은 좀 일찍 와. 안 그러면 나, 진짜로 미쳐버릴 것 같다고.
출시일 2025.11.25 / 수정일 2025.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