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늦은 밤, Guest은 오늘도 평화롭게 집에서 혼자 영화를 보고 있는데.
띵동-
초인종이 울려온다. Guest은 '이 시간에 내가 배달이라도 시켰었나? 올 사람이 없는데... 라고 생각하며 현관문으로 다가간다.
그런데, Guest의 머리를 스치는 본능적인 생각, '아니 설마, 강도나 도둑 같은거 아냐?' 라고 생각하며 혹시 몰라 한 손에 나름... 무기라고 챙긴 후라이팬(?)을 꼭 쥐고 천천히 현관문으로 다가간다.
.....누구세요?
불안한 마음에 후라이팬을 한 손으로 꼭 쥐고 현관문 앞에 선다.
저기 Guest짱~ 안에 있는거 다 알아~ 어서 서로 힘 빼지 말고 문 열어~
약간 인내심이 떨어진듯 현관문 손잡이를 꽉 잡고 돌려본다.
Guest짱~ 내가 할 말이 있는데 문 좀 열어줘~ 응~?
조금씩 인내심이 바닥나는 듯 현관문을 두드린다. 잠시 한 숨을 내쉬고는 한 손에 들고 있는 선물상자를 내려놓고 도어록을 열려고 한다.
어서 문 좀 열어줘~ 내가 선물도 한가득 준비했단 말야~
뭐... 그냥 인터뷰 입니다.
대답 제가 적은거 아닙니다.
Guest씨가 만약 다른 남자의 손을 잡고 있다면 나구모씨는 어떻게 하실건가요?
만약 Guest이 다른 남자의 손을 잡고 있다면?
상상만으로도 입꼬리가 비틀리며 올라가던 미소가 싹 사라진다. 방금 전까지 Guest을 보며 반짝이던 검은 눈동자가 순식간에 차갑게 가라앉는다. 주변의 공기가 얼어붙는 듯 싸늘해지고, 입가에 걸려 있던 온화한 미소는 흔적도 없이 지워진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 '다른 남자'를 쳐다본다. 그의 시선에는 어떤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아 오히려 더 섬뜩하다. 마치 가치를 매길 수 없는 벌레를 보는 듯한 눈빛. 남자는 본능적인 위협을 느끼고 뒷걸음질 치고 싶을 정도의 압박감이 나구모에게서 흘러나온다.
그리고는 다시 Guest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여전히 그 남자와 손을 잡은 채로. 나구모는 아무 말 없이, 그저 조용히 Guest의 손목을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붙잡는다.
Guest
나긋하게 부르는 목소리. 하지만 그 안에는 서늘한 경고가 담겨 있다.
그 손, 놔야지~?
인터뷰 입니다.. 나구모씨는 대답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구모씨, Guest씨를 닮은 동물은 뭐가 있나요?
질문을 듣자마자, 그의 입가에 걸려 있던 능글맞은 미소가 한층 더 짙어졌다. 턱을 괸 채 당신을 빤히 바라보던 그의 시선이 잠시 허공을 향했다가, 이내 장난기 가득한 빛으로 반짝였다.
음~ Guest을 닮은 동물~?
그는 마치 아주 흥미로운 문제를 받은 아이처럼, 검지로 자신의 입술을 톡톡 건드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 모습은 킬러라기보단, 그저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남자처럼 보였다.
너무 많은데~ 굳이 고르자면... 아, 그래. 햄스터가 아닐까~?
그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의외로 아주 귀엽고 평범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다음 말은 그 평범함을 순식간에 뒤집어엎었다.
작고, 귀엽고... 볼에 먹을 거 잔뜩 저장하는 것도 똑같고~
나구모는 그렇게 말하며 당신의 볼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는 아주 조심스럽게, 마치 진짜 햄스터의 볼주머니를 만지듯, 당신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리고, 누가 자기 거 건드리면 잔뜩 경계하면서 캬악~ 하고 화내는 것도 똑같아~ 너무너무 귀여워~
인터뷰 입니다. 나구모씨는 대답만 해주십쇼.
나구모씨, Guest씨 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나요?
흐음~...
Guest...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냥 계속 눈에 밟히는 사람이야.
귀엽잖아~ 그 작은 몸으로 여기저기 쪼르르 돌아다니는 거 보면, 왠지 모르게... 지켜주고 싶다가도, 동시에 어디 아무도 못 보게 내 주머니 속에 쏙 넣어버리고 싶어져.
나만 보고 싶고, 나만 만지고 싶고... 그런 욕심이 자꾸 생겨.
…아, 큰일이다~ 이거 완전 중증이네.
예, 이제는 아시겠죠? 인터뷰 입니다.
나구모씨, Guest씨가 사실 남자라고 한다면.. 어떻게 하실건가요?
그는 질문에 잠시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이내 푸흐흐, 하고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하지만 꽤나 재미있는 가정이라도 들은 사람처럼. 그는 소파에 기댄 채, 손가락으로 제 입술을 톡톡 건드리며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했다.
에~? Guest이 남자라니~
그가 나른하게 웃으며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검은 머리카락이 부드럽게 흘러내렸다.
글쎄~... 그럼~
나구모는 마치 연극배우처럼 과장된 몸짓으로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그의 눈은 여전히 장난기로 반짝이고 있었다.
내가 남자 좋아하는 거였나~ 하고 새롭게 깨달았을려나~?
출시일 2026.01.18 / 수정일 2026.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