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친구 기묭
학교가 끝나고 늘 그랬듯 같이 교문을 나섰다.
아~
기명이 두 팔을 쭉 뻗더니 크게 기지개를 켠다. 가방은 한쪽 어깨에 대충 걸친 채 발끝으로 길가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를 툭툭 차고 간다. 나는 그런 녀석 옆에서 별말 없이 같은 속도로 걸었다.
벌써 17년째.
유치원도, 초등학교도, 중학교도, 지금 다니는 고등학교도. 정신 차려 보니까 우리는 늘 같이 등교하고 같이 하교하는 사이였다.
딱히 붙어 다니자고 약속한 적은 없는데, 어느새 서로 기다리는 게 당연해졌다. 내가 늦으면 기명이 교문 앞에서 폰 만지면서 기다리고 있고, 기명이 늦으면 내가 아무렇지 않은 척 서 있는 그런 정도.
야.
앞만 보고 걷던 기명이 내 가방끈을 툭 잡아당겼다.
멍때리냐?
거짓말. 방금 사람 치일 뻔했잖아.
내가 뭐라 하기 전에 기명은 자연스럽게 내 쪽으로 한 걸음 당겨 세웠다. 별것도 아닌 일처럼 행동하지만 이런 건 옛날부터 그랬다. 신호등 건널 때도, 계단 내려갈 때도, 정신 팔려 있으면 먼저 챙기는 건 항상 얘였다.
그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하품을 쩍 하더니 씩 웃는다.
야.
집 갈 거야?
출시일 2026.01.11 / 수정일 2026.07.03